올리뷰의 리뷰일상

* 본 글에는 '조커'의 스포일러와 비평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조커 (Joker, 2019)

액션, 드라마, 스릴러 2019.10.02. 개봉 123분 미국 15세 관람가

관객 수 326,210명(10.04 기준)

감독 : 토드 필립스

배우 : 호아킨 피닉스(아서  플렉), 로버트 드 니로(머레이 프랭클린), 재지 피츠(소피 두몬드) 외 다수

 


드디어 영화 '조커'가 개봉했습니다. 개봉 전부터 수많은 기대와 이슈를 한 몸에 받은 영화입니다. DC코믹스의 팬뿐만 아니라, 호아킨 피닉스의 팬들, 그리고 조커라는 캐릭터에 대한 기대감 등 정말 많은 분이 기다려오던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더군다나 '조커'가 베니스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음으로써 세계의 주목을 한껏 받았습니다. 또한 미국에서는 개봉 전부터 영화가 다루고 있는 주제 때문에 파장이 어마어마했는데요.

 

저는 사실 DC코믹스도 잘 모르고, 호아킨의 영화도 몇 개 본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조커'라는 캐릭터에 대해서는 이미 '다크나이트' 히스 레저가 연기한 조커가 너무 완벽해서 과연 이 벽을 뛰어넘을 것인가 하는 궁금증이 있었습니다. 저는 아이맥스에서 영화를 봤는데, 그 큰 극장이 꽉 찰 정도로 많은 관객이 있었습니다. 그만큼 많은 분이 관심을 가진 작품인데요. 그럼 저의 감상평을 시작하겠습니다.

 


< 이건 미친 영화다 >

우선 영화를 보면서 가장 많이 생각했던 건, "와 이건 진짜 미쳤다." 였습니다. 여러 가지 의미로 영화 자체도 정말 미칠 만큼 잘 만들었고, 배우들의 연기도 정말 미쳤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 까진 "아무리 그래도 히스 레저의 조커를 이길 순 없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전의 조커는 기억도 안 날만큼 보는내내 정말 온몸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호아킨 피닉스가 연기를 잘 한다는 건 알았지만, 정말 연기의 신이다 싶었습니다.

 

아서 플렉이 점점 조커가 돼가는 과정에서, 보는 이로 하여금 불안과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게 만드는 그의 연기력이 정말 대단했습니다. 눈빛과 표정, 행동 하나하나까지 조커 그 자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소름 돋았습니다. 게다가 연기뿐만 아니라, 중간중간 나오는 노래와 OST, 연출까지 무엇하나 빠질 게 없는 것이 과연 마스터피스라고 할만한 영화였습니다. 이런 배우들의 연기와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것이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감독 토드 필립스의 전 작들이 대부분 코미디 영화였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어떻게 이런 무겁고, 잔혹한 영화를 찍었는지 신기할 따름입니다. 이번에 조커가 대흥행함으로써 DC의 블랙 유니버스가 시작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생깁니다.

 

 

< 보는 내내 느꼈던 불안과 광기 >

앞서 이 영화는 미쳤다고 말했습니다. 보신 분들은 아마 대부분 공감하시겠지만 다 보고 나오면 마음 한쪽이 불편한 영화입니다. 영화 내내 미칠 듯이 뿜어져 나오는 불안감과 광기를 그대로 마주하기 때문이지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빈민층의 한 남자가 파괴되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달가울 리 없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불편한 느낌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예전에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보고 나왔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영화 안에서만 일어나는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모습을 담고 있기 때문이지요. 사회 뒤 편의 어두운 모습, 차별과 편견들, 그리고 누구나 가지고 있는 밑바닥의 광기를 영화는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조커가 되기 전 '아서 플렉'은 코미디언을 꿈꾸며, 광대를 직업 삼아 근근히 먹고 사는 빈민층이었습니다. 영화에선 아서가 긴 계단을 힘들게 올라가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의 힘든 삶을 시각적으로 대변하는 장면인데, 조커가 된 이후에는 우울증 때문에 먹던 약도 끊고, 춤을 추면서 계단을 내려옵니다. 자신을 가둬둔 것에서 완전히 해방된 것입니다. 폭력과 광기로 가득한 조커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보는 이로 하여금 해방감을 느끼게 합니다. 이러한 느낌은 관객들이 머리와 마음이 받아들이는것을 다르 게해 불편한 느낌이 들 게합니다. 저 역시도 "어? 분명 저놈은 나쁜 놈인데, 왜 응원하게 되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커' 최고의 장면 중 하나.

이 영화는 단순히 영화 속 '조커'라는 캐릭터에 머물지 않고, 보는 이로 하여금 몰입하게 만듭니다. 조커가 가진 광기와 우리 내면에 있는 광기는 다를게 없다고 느껴집니다. 영화 마지막쯤에서 고담의 시민들이 조커 분장을 하고 시위를 하는 장면들이 나옵니다. 누구나 조커가 될 수도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만약 내가 '아서'와 같은 상황이었다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하는 의문도 듭니다. 이렇듯 영화는 보는 이에게 저마다 다른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 현실을 담은 영화 >

외국의 여러 매체에서는 이 영화를 해롭다고 이야기합니다. '범죄자 미화다' , '모방 범죄의 우려가 있다. ' 등등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실제로 예전에 본인이 조커라면서 총기를 난사했던 사건도 있었지요. 어쨌거나 이 영화가 이토록 현실에 파장을 일으키는 이유는, 앞서 말했다시피 우리의 현실을 반영하기 때문입니다. 미국 사회에서 가장 문제 되는 것 중에 하나가 빈부격차라고 합니다. 그것은 비단 미국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사회 어느 곳에서든 필연적으로 빈자와 부자의 갈등이 있습니다. 가난하고 소외당하는 이들의 책임을 단순히 그들 개인의 문제라고 볼 수 있을까요? 사회와 환경이 그들을 내버려 두면 어떻게 될까요? 이렇듯 영화는 현실사회가 가진 문제점을 정면으로 보여줍니다.

 

영화 마지막쯤에서 '조커'는 광대분장을 하며 시위를 하던 시민들의 영웅처럼 표현됩니다. 언뜻 보면 수십 명의 조커들이 있는 것처럼도 보입니다. 해결되지 않는 갈등의 끝에 폭력과 광기가 난무합니다. 이 영화가 말하는 확실한 주제는 '소외당하는 이들에 대한 호소'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에 대한 무관심이 결국 비수로 날아옵니다. 점점 개인화되고 있는 시대에서 이웃과 사회에 대한 관심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조커가 했던 말 중에 "자신의 인생이 비극인 줄 알았는데 코미디였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찰리 채플린이 했던 말과 비슷한데요.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주에서 보면 이 작은 지구라는 행성에서 아등바등 싸우며 사는 모습들이 우습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정말 최고의 영화였습니다. 볼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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